
“고교학점제, 포장만 그럴듯했던 실패한 실험 ...
학생과 학부모 모두 불신과 혼란, 거부감 표현해”
고교학점제 운영 학부모 90%는 만족하지 않아, 본래 취지에 96% 부합하지 않아
학생 71%, 학부모 90% ‘사교육 필요’, 97%는 고교학점제가 ‘교육격차 심화’시켜
- (학부모) “학교현장과 학생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제도로 폐지가 시급하다”
- (학부모)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 피해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지는게 억울해”
(학생) “어른들의 이상적 상상으로 만들어진 참 쓸데없는 제도, 고1 때 정한 진로를 현재까지 가진 어른은 몇 명이나 됩니까?”
(학생) “학점제는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낙인을 찍고 자퇴를 유도하는 제도이다”
1. ‘행복한교육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 함께 주최하고 교사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보미)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연대하여 실시한 고교학점제 인식조사는 전국 학부모 2,483명이 응답하였다. 같은 기간, 학생 565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번 조사는 고교학점제가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추진되었다. 두 조사 모두 고교학점제가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심각한 불신과 거부감을 사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2. 학생과 학부모,“준비되지 않은 제도”
고교학점제의 실효성과 현실 적합성에 대해 학생 학부모 모두 강한 회의를 표했다.‘현재 고교학점제 운영 방식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 학부모 90%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고,‘본래 입시경쟁 완화라는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는 96%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학생 61%, 학부모 93%는 “고등학생 시기에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답했다. 한 학부모는“학교현장과 학생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제도로 폐지가 시급하다”, 학생들 역시“자주 바뀌는 입시제도로 불안하다”, “학생의 의견은 어디갔나요? 졸속으로 밀어붙인 정책입니다”라고 성토했다.
3. 진로 중심? 실제로는 입시 중심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입시 유불리에 따른 전략적 과목 선택을 유도하는 제도로 작동하고 있었다. 자녀의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친 요소로 학부모는‘내신 유불리’(41%)와 ‘대학 필수과목’(36%)을 꼽았다. 학생의 경우‘내신 유불리’(28%) 및‘대학 필수과목’(20%)을 고려한다는 응답이‘진로·적성’(45%)보다 더 많았다. 이는 고교학점제가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보다는, 입시에 유리한 선택만을 강요하는 구조임을 방증한다.
4. 입시제도와 따로 노는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는 대학 입시제도와 전혀 연동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학부모 98%는 “대학은 자유전공 확대 등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반면, 고등학교만 진로 중심 과목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된다”고 답했다. 한 학부모는 “교육과정은 진로 중심인데, 수능은 통합사회·과학을 시험 본다. 완전히 따로 논다”고 지적했고, 학생들 역시 “수능 준비는 학교 수업과 별개라 학원을 따로 다닐 수 밖에 없다”, “진로에 맞는 과목을 들었지만 대학 전형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아 허무하다”고 응답했다. 결국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혼란의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인식되고 있다.
5. 사교육 유발, 격차 확대는 공통된 우려
고교학점제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교육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데에도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은 일치했다.“과목선택이나 진로설계를 위한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학생 71%, 학부모 90%에 달했다. “고교학점제가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데 학부모는 97%가 동의했으며, 학생도 “소규모 학교는 과목 개설 자체가 안 된다”,“과탐 듣고 싶어도 교사가 없다”고 호소했다. 한 학생은 “기회의 불평등이다. 원하는 과목이 폐강되면 진로에 필요한 공부를 못한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는 학부모에게도 책임과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학부모의 93%는 “교과목 선택이 늘어나며 학부모의 역할과 부담이 가중된다”고 응답했고, 94%는 “자녀의 과목 선택에 부모의 조언과 개입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맞춤형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과목 구성·진로 설계·진학 전략까지 학부모가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뜻한다. 정보력, 시간, 경제력이 부족한 가정일수록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고교학점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가정의 역량’에 따라 결정되는 불공정한 제도라는 목소리가 높다.
6. 미이수·졸업 유예 제도는 낙인이자 퇴출장치다
올해부터 시작된 이수·미이수 제도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깊은 불안을 안기고 있다.‘미이수 제도를 알고 있다’는 학부모는 83%, 학생은 79% 였으며,‘성적이 낮으면 졸업이 유예될 수 있다’는 데 대해 학부모 85%, 학생 51%가 반대했다. 학생들은 “졸업 못한다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학점제는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낙인을 찍고 자퇴를 유도하는 제도”라고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심리적 불안에 그치지 않는다. 이 제도는 학업 성취가 낮은 학생들을 낙인찍고, 교실에서 소외시키며, 결국 학교 밖으로 내몬다. ‘학점제’라는 이름의 이수·미이수 제도는 더 이상 교육제도라 부르기 어렵다. 다양한 이유로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낙오자로 규정하고, 졸업유예로 자퇴를 유도하는 구조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7. 고교학점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당장 중단하라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은 명확하다. 설문을 통해 고교학점제가 본래 취지와 달리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 구상에 머물러 있으며, 입시 부담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제도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교육부는 탁상행정 그만하고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책임 있게 대응하라. 이를 위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즉각 중단하고, 교육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 다시 마련하라. 또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입시제도 개편, 절대평가 도입, 교사 정원 확보 등 근본적인 지원과 제도 개편을 함께 추진하라.
2025. 7. 1.
행복한교육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